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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복순 리뷰 - 킬러 엄마의 이중 생활이 주는 매력

by woooable 2025. 10. 9.

길복순

 

 

장르: 액션, 스릴러
공개: 2023년 3월 31일 (넷플릭스)
주연: 전도연, 설경구, 김시아, 이솜, 구교환
특별출연: 황정민
연출: 변성현 감독 (불한당, 킹메이커)
러닝타임: 137분 (약 2시간 17분)
특이사항: 베를린 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부문 초청작

킬러와 싱글맘, 이 조합이 가능할까?

길복순(전도연)은 청부살인업계 최고의 회사 MK ENT. 소속 A급 킬러예요. 임무 성공률 100%를 자랑하는 전설적인 킬러이면서 동시에 중학교 3학년 딸 재영(김시아)을 키우는 싱글맘이에요. 이 설정 자체가 정말 흥미롭지 않나요?

영화는 길복순이 청부살인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해요. "자연사하시려면 착하게 사셨어야죠"라는 대사와 함께 깔끔하게 임무를 완수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더라고요. 근데 집에 돌아오면 딸의 숙제를 챙기고 학부모 모임에 참석하는 평범한 엄마가 되는 거예요.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길복순이 재계약을 앞두고 퇴사를 고민하는 이유예요. 날이 갈수록 껄끄러워지는 딸과의 관계 때문이죠. 사춘기 딸이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걸 느끼면서, 더 이상 이 일을 계속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거예요. 킬러로서의 커리어와 엄마로서의 책임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이 정말 현실적으로 다가왔어요.

💡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
"사람 죽이는 건 심플해, 애 키우는 거에 비하면" - 이 대사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더라고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킬러도 사춘기 딸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라는 아이러니가 정말 재미있었어요. 킬러로서는 완벽하지만 엄마로서는 서툰 길복순의 모습이 인간적으로 느껴졌거든요.

전도연의 압도적인 존재감

전도연 배우가 50대에 액션 영화를 찍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오랫동안 로맨스와 감성 연기로 유명했던 배우가 이렇게 화려한 액션을 선보일 줄 몰랐어요.

액션 장면이 정말 스타일리시했어요. 과하게 잔혹하지 않으면서도 깔끔하고 세련됐어요. 특히 좁은 공간에서 칼을 휘두르며 싸우는 장면에서 날렵하게 뛰어들어 묵직하게 부딪칠 때의 임팩트가 정말 근사했어요. 안무처럼 흘러가는 액션이 보는 재미를 더했죠.

변성현 감독이 전도연 배우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하더라고요. "엄마 전도연과 배우 전도연의 간극이 매우 컸다. 배우를 킬러로 치환하면 사람을 키우는 직업과 죽이는 직업으로 모순적이고 아이러니한 상황이 나오겠다"는 감독의 의도가 잘 실현됐어요.

특히 킬러로서의 냉철한 모습과 딸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엄마의 모습을 오가는 연기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호젓하면서도 대담한 킬러의 모습은 '흐린 눈의 광인'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설경구와의 케미스트리

설경구가 연기한 MK ENT. 대표 차민규는 길복순의 재능을 알아보고 최고의 킬러로 길러낸 스승이자 보스예요. 두 사람의 관계가 정말 흥미로웠어요. 단순히 상사와 부하의 관계를 넘어서는 무언가가 느껴졌거든요.

차민규와 길복순 사이에 살짝 드러나는 러브라인도 여운이 남더라고요. 명확하게 표현되지는 않지만, 서로를 신뢰하고 존중하는 모습 속에서 묘한 감정이 느껴졌어요. 이 부분에 대해 여성 관객들 사이에서 호평이 많았대요.

재미있는 사실은 황정민과 설경구가 모두 과거 영화에서 전도연의 남편으로 나온 적이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전도연이 전 남편들과 싸운다"는 배우 개그가 가능하더라고요. 영화 상 길복순의 첫 상대와 마지막 상대가 모두 전 남편인 셈이죠!

킬러들의 세계관이 매력적이었더라

길복순이 소속된 MK ENT.는 겉으로는 평범한 이벤트 회사지만, 실제로는 청부살인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예요. 킬러들의 업무를 '작품'이라고 부르고, 난이도에 따라 A, B, C, D급으로 나누는 설정이 정말 참신했어요.

이 세계는 무법을 일삼지만 동시에 돈의 논리 아래 질서정연해요. "죽을 때까지 숨길 것, 숨기지 못한다면 죽일 것"이라는 규칙이 존재하고, 회사가 허가한 일은 반드시 해야 하죠. 이 독특한 세계관이 영화에 몰입하게 만들었어요.

중소기업 킬러들이 대기업 MK ENT. 소속 길복순을 부러워하는 모습도 재미있었어요. 현실 사회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구조를 킬러 업계에 그대로 적용한 거죠. 이런 설정이 영화가 우리 사회의 공정과 룰, 승자독식 구조를 은유한다는 느낌을 줬어요.

⚠️ 호불호 주의: 이 영화는 세대별, 성별로 평가가 확연히 갈립니다. 10-20대와 여성 관객에게는 호평, 40-50대와 남성 관객에게는 혹평이 많으니 참고하세요!

스타일리시한 연출, 그러나 아쉬움도...

변성현 감독의 연출은 정말 스타일리시했어요. 과장되게 빠르고 입체적으로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같은 카메라 워크가 인상적이었어요. 머릿속으로 미리 계산하는 것을 보여주는 연출이나, 정적인 구도와 최소한의 조명으로 실루엣만으로 액션을 보여주는 장면은 정말 감각적이었어요.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연출 스타일이라 신선했어요. 매튜 본, 가이 리치, 샘 멘데스 같은 할리우드 감독들의 스타일을 연상시키면서도 한국적인 감성을 담으려고 노력한 게 느껴졌거든요.

하지만 아쉬운 점도 분명 있었어요. 137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동안 캐릭터들과의 관계를 깊게 다루기보다는 간단하게만 처리한 느낌이었어요. 대입 비리, 디지털 성범죄, 성소수자 같은 현실적 문제를 영화에 많이 담으려다 보니, 어느 한쪽에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 것 같았어요.

많은 인물들이 제대로 된 행적이나 생각을 관객이 파악하기 전에 허무하게 퇴장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말하고자 하는 것은 많은데 제한된 시간에 압축하다 보니 이도 저도 아니게 된 느낌? 이 점이 가장 아쉬웠어요.

모녀 관계가 주는 감동

길복순과 딸 재영이 점점 마음의 벽을 허물고 관계를 회복하는 서사가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감독이 인터뷰에서 "길복순은 액션을 기반으로 한 가족 이야기"라고 밝힌 것처럼, 이 영화의 진짜 핵심은 모녀 관계더라고요.

딸 재영은 엄마가 이벤트 회사에 다닌다고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점점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죠. 사춘기 시기에 엄마와의 관계가 껄끄러워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재영이가 느끼는 거리감에는 엄마의 비밀이 큰 역할을 해요.

재영이 자신의 비밀을 엄마에게 고백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어요. 그 과정에서 길복순이 보여주는 반응은 완벽하지 않지만, 딸을 사랑하고 이해하려는 진심이 느껴졌거든요. 킬러로서는 완벽하지만 엄마로서는 서툰 길복순의 모습이 오히려 더 인간적으로 다가왔어요.

10개국 1위, 그러나 평가는 엇갈려

길복순은 한국, 홍콩,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 필리핀, 대만, 태국, 베트남 등 총 10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어요. 넷플릭스 이용 국가 86개 중 82개국에서 톱 10에 랭크됐고요. 넷플릭스 한국 영화 중 역대 2위의 시청시간을 기록했어요.

로튼토마토에서 79%, 메타크리틱에서 67점을 받는 등 해외 평가는 꽤 괜찮았어요. 하지만 국내 반응은 세대별, 성별로 확연히 갈렸어요. 네이버 영화 평점을 보면 10대가 9.5점, 20대가 8.5점으로 높았지만, 40-50대는 5점대로 상당히 낮았어요. 또 여성 평가는 8.5점, 남성 평가는 5.5점으로 성별 차이도 컸고요.

젊은 세대와 여성 관객들은 길복순이라는 캐릭터와 모녀 관계, 스타일리시한 연출을 높이 평가했어요. 반면 중장년 남성 관객들은 스토리의 개연성 부족과 과한 연출을 지적했죠. 이동진 평론가는 2점이라는 낮은 평점을 주며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그 아이러니한 세계, 온전히 배어들지 못한 그 쿨한 스타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어요.

⭐⭐⭐☆☆ (3.5/5)
"전도연의 압도적 존재감과 독특한 설정은 매력적이지만, 완성도는 아쉬운 영화"

추천도: 10-20대, 여성 관객, 전도연 팬께 추천
액션: 화려하고 스타일리시하지만 호불호 갈림
재시청 의향: 한 번이면 충분할 것 같아요

스핀오프 '사마귀'까지 제작됐어요

길복순의 성공으로 넷플릭스 한국 영화 최초로 스핀오프가 제작됐어요. 2024년 9월에 공개된 '사마귀'는 길복순에서 "사마귀는 휴가 갔고"라는 대사로만 언급됐던 A급 킬러 사마귀의 이야기를 다뤄요.

임시완, 조우진, 박규영 주연의 '사마귀'는 MK ENT.가 차민규의 죽음으로 몰락한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려요. 길복순보다 유머가 강화됐고, 킬러들의 세계관을 더 폭넓게 그린다고 하더라고요.

변성현 감독은 길복순 이후 미국에서 영화 제의를 받았고, 2023년 8월 미국 IAG와 에이전시 계약을 맺었대요. 길복순이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의 교두보가 된 셈이죠.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길복순은 전도연 배우의 팬이라면 꼭 봐야 할 영화예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전도연의 액션 연기를 볼 수 있거든요. 또 킬 빌, 존 윅 같은 스타일리시한 액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도 추천해요.

특히 10-20대 여성 관객이라면 더욱 공감하실 거예요. 강한 여성 캐릭터와 모녀 관계, 현대적인 연출이 이 세대의 취향과 잘 맞거든요. 다만 전통적인 액션 영화나 탄탄한 스토리를 원하시는 분들은 실망하실 수 있어요.

비슷한 느낌의 작품을 찾으신다면 '킬 빌', '아토믹 블론드', '존 윅' 시리즈를 추천드려요. 한국 영화로는 '악녀'나 '밤쉘: 위험한 관계'를 좋아하셨다면 길복순도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여러분은 킬러 영화에서 어떤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화려한 액션? 탄탄한 스토리? 아니면 매력적인 캐릭터? 댓글로 후기 공유해주세요!"

결론적으로 길복순은 전도연의 압도적인 존재감과 독특한 설정, 스타일리시한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예요. 킬러와 싱글맘이라는 조합,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감각적인 액션 연출은 분명 매력적이에요. 하지만 스토리의 개연성 부족과 너무 많은 메시지를 담으려다 집중력을 잃은 점은 아쉬워요.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영화지만,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에요. 주말에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액션 영화를 찾으신다면 한 번쯤 시도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