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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기완 리뷰 - 로맨스는 아쉬웠지만, 송중기의 열연은 좋았다

by woooable 2025. 10. 13.

로기완

 

로기완 리뷰 - 로맨스는 아쉬웠지만, 송중기의 열연은 좋았다
장르: 드라마, 로맨스, 멜로
공개: 2024년 3월 1일 (넷플릭스)
주연: 송중기(로기완), 최성은(마리), 조한철(윤성), 김성령(옥희)
연출: 김희진 감독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
러닝타임: 131분 (2시간 11분)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원작: 조해진 작가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 (신동엽 문학상 수상작)

탈북자의 처절한 삶을 보여준 초반부는 정말 좋았다

로기완은 2007년 12월, 북한에서 탈출한 스무 살 청년 기완이 중국 연길, 독일 베를린을 거쳐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하면서 시작해요. 어머니를 안타까운 사고로 잃고, 어머니의 시신을 판 돈으로 벨기에까지 온 기완은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2월까지 버텨야 하는 상황이죠.

영화 초반부는 정말 처절했어요. 잘 곳도 없고 일할 곳도 없는 기완이 화장실에서 잠을 자고, 쓰레기통을 뒤지며 연명하는 모습이 너무 현실적으로 그려졌거든요. 혹독한 날씨와 인종차별을 견디면서도 악착같이 살아남으려는 모습에서 정말 인간의 생존 의지가 느껴졌어요.

송중기의 연기도 정말 대단했어요. 화장기 없는 얼굴에 북한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면서, 삶의 진창 속에 있으면서도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키는 우직하고 투박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거든요. 그는 인터뷰에서 "죄책감"이라는 단어를 많이 떠올렸다고 했는데, 그 감정이 스크린에 그대로 전달되더라고요.

💡 김성령과 서현우의 조연 연기가 빛났다
기완의 어머니 역을 맡은 김성령과 외삼촌 역의 서현우는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줬어요. 특히 김성령은 화장기 없는 얼굴에 북한말 연기로 드라마에서 보던 세련된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죠. 이 과거 장면들이 기완이 왜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려 하는지를 충분히 설명해줬어요.

중반부부터 로맨스 중심으로 바뀐 게 아쉬웠더니...

문제는 중반부터였어요. 기완이 마리(최성은)를 만나면서 영화의 톤이 완전히 바뀌더라고요. 처음에 기완의 지갑을 훔친 마리는 벨기에 국적을 가진 한국인 사격선수 출신인데, 가족에게 받은 상처로 삶의 의미를 잃고 방황하는 인물이에요.

두 사람이 서로에게 이끌려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영화의 중심이 되는데... 이게 좀 갑작스럽게 느껴졌어요. 마리라는 캐릭터가 왜 삶의 의욕을 잃었는지, 왜 불법 도박이나 범죄 조직에 연루됐는지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서 공감하기 어려웠거든요. 그냥 기완과의 로맨스를 위해 작위적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평론가들도 비슷한 지적을 했더라고요. "로맨스에서 로(路, 길)를 잃었다"는 평가가 인상적이었어요. 탈북자가 길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중심이어야 하는데, 로맨스를 강조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메시지가 희석됐다는 거죠.

최성은의 마리 캐릭터는 어떻게 봐야 할까

최성은의 연기 자체는 나쁘지 않았어요. 오히려 묘한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죠. 카메라 각도나 메이크업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얼굴이 인상적이었고, 사격과 불어까지 소화하면서 쉽지 않은 도전을 해냈어요. 송중기도 "마리가 그냥 걸어왔어요"라고 말할 정도로 캐릭터와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었고요.

근데 문제는 캐릭터 설정이었어요. 마리는 이민자처럼 보이지 않아요. 벨기에 국적도 있고, 한때는 촉망받는 사격선수였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삶의 의미를 잃고 방황하는지, 왜 범죄 조직과 연루됐는지가 피상적으로만 그려졌거든요. 파친코나 미나리처럼 이민자의 정체성과 고통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들과 비교하면 많이 아쉬웠어요.

결국 마리는 기완의 구원자이자 희망으로만 기능하는 캐릭터가 된 느낌이에요. 두 사람이 서로를 보듬는 관계가 되어야 하는데, 마리의 서사가 약하다 보니 균형이 안 맞았던 것 같아요.

원작 소설과는 완전히 다른 영화가 됐다

로기완의 원작은 조해진 작가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예요. 신동엽 문학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죠. 소설은 탈북자와 난민의 삶을 진솔하게 그린 작품인데, 한 다큐멘터리 작가가 로기완이 3년간 기록한 일기를 구해서 그의 자취를 더듬어가는 구조로 되어 있어요.

근데 영화는 소설과 완전히 다른 길을 걷었어요. 소설 속 로기완은 1인칭 서술자인 '나'에 의해 그려지는 객체였는데, 영화에서는 수모와 고역 속에 살아가는 주체가 됐죠. 그리고 소설에 등장하지 않는 마리라는 캐릭터를 추가해서 로맨스를 강조했고요.

각색 자체는 나쁘지 않았어요. 소설을 그대로 영화화하기보다는 감독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거니까요. 근데 탈북자의 생존과 정체성에 초점을 맞췄어야 할 부분에서 로맨스에 너무 치중한 게 아쉬웠던 것 같아요.

⚠️ 이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입니다. 난민의 처절한 삶과 일부 폭력적인 장면이 포함되어 있으니 참고하세요.

벨기에 로케이션과 영상미는 인상적이었다

로기완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영화의 이국성이에요. 대부분의 로케이션을 헝가리에서 촬영했다고 하는데, 벨기에의 낯선 풍경이 기완의 고독과 외로움을 더욱 부각시켰어요. 예쁘지만 상투적이라는 평도 있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영상미가 좋았어요.

특히 눈 내리는 장면들이나 마리와 기완이 함께하는 순간들은 정말 아름답게 담겼더라고요. 단편 '수학여행'으로 주목받은 김희진 감독의 첫 장편 상업영화인데, 영상 감각은 확실히 뛰어났어요.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어요. 특히 기완이 정육 공장에서 만나는 조선족 선주 역의 이상희가 압도적인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았어요. 말투만으로 기완이 탈북자라는 걸 알아채고 챙겨주는 캐릭터인데, 무거운 분위기를 살짝 풀어주는 역할도 했죠.

⭐⭐⭐☆☆ (3.5/5)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하지만 로맨스 전개가 아쉬운 작품"

추천도: 송중기 팬이거나 휴먼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들께
몰입도: 초반부는 높지만 중후반부터는 호불호 갈림
재관람 의향: 배우들의 연기를 다시 보고 싶은 영화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에 올랐지만...

로기완은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 3위를 기록했어요. 송중기의 네임 밸류와 탈북자라는 소재가 해외 관객들에게도 어필한 거죠. 국내에서도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했고요.

근데 평점은 그렇게 높지 않았어요. 네이버 평점 6.8점, 왓챠 평점도 비슷한 수준이에요.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지만, 스토리 전개나 캐릭터 설정에서 아쉬움이 컸던 거죠. 특히 예고편에서 난민의 생존 이야기를 강조했는데, 실제로는 로맨스가 중심이어서 당황한 관객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송중기는 인터뷰에서 "요즘은 유명한 사람이 나온다고 보는 시대가 아니다. 책(시나리오)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로기완이 그 말을 증명한 케이스가 된 것 같아요. 송중기가 나와도 스토리가 부실하면 관객들의 호응을 얻기 어렵다는 걸 보여준 거죠.

김희진 감독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영화

로기완은 분명 아쉬운 점이 많은 영화예요. 로맨스에 치중하면서 정작 중요한 메시지가 희석됐고, 마리라는 캐릭터의 서사가 약했죠.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희진 감독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영화이기도 해요.

영상미나 배우 연출은 확실히 뛰어났거든요. 첫 장편 상업영화치고는 완성도가 높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따뜻했어요. 다만 이번 작품은 각색 과정에서 원작의 강점을 살리지 못한 게 아쉬웠던 것 같아요. 과감하게 로맨스를 포기하고 원작의 김 작가 이야기에 더 집중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비슷한 난민 소재 영화 좋아한다면 이것도 꼭!

로기완을 재미있게 보셨다면, 원작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를 꼭 읽어보세요.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구조와 깊이로 탈북자의 삶을 다루고 있어요. 신동엽 문학상을 받은 작품답게 문학적 완성도도 높고요.

난민과 이민자를 다룬 작품으로는 파친코 시리즈를 강력 추천해요. 애플TV+ 드라마인데, 일제강점기부터 현대까지 재일 한국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대서사시예요. 로기완보다 훨씬 깊이 있게 이민자의 정체성과 고통을 다루고 있어요.

미나리도 좋은 작품이에요. 1980년대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인 가족의 정착기를 그린 영화인데, 이민 1세대의 삶을 따뜻하고 섬세하게 담아냈죠. 윤여정 배우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고요.

송중기의 다른 작품들도 추천해요. 넷플릭스에서는 승리호를 볼 수 있는데, 우주 쓰레기 청소선 조종사로 나오는 SF 영화예요. 드라마로는 빈센조재벌집 막내아들이 재미있어요. 송중기의 다양한 연기 변신을 볼 수 있는 작품들이죠.

"로기완을 보고 나서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저는 송중기의 연기는 정말 좋았는데, 스토리가 로맨스 중심으로 흘러간 게 아쉬웠어요. 난민의 생존과 정체성에 더 집중했다면 훨씬 좋은 영화가 됐을 것 같은데... 여러분은 초반부와 후반부 중 어느 부분이 더 좋으셨나요? 댓글로 의견 공유해주세요!"

로기완은 송중기와 최성은을 비롯한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아름다운 영상미를 가진 작품이에요. 특히 탈북자의 처절한 생존을 그린 초반부는 정말 인상적이었죠. 하지만 중반부터 로맨스에 치중하면서 탈북자와 난민이라는 중요한 주제가 희석된 게 아쉬워요. 조해진 작가의 원작 소설이 가진 깊이를 영화로 다 담아내지 못한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김희진 감독의 첫 장편 상업영화로서, 그리고 송중기의 새로운 연기 변신을 볼 수 있는 작품으로서 충분히 볼 만한 영화예요. 특히 배우들의 연기에 집중해서 보시면 만족하실 거예요. 넷플릭스에서 2시간 정도 여유 있게 감상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