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1950년대 국극이라고?' 했는데...
솔직히 처음 '정년이'라는 제목과 여성국극이라는 소재를 들었을 때는 좀 생소했어요. 6.25 전쟁 정전 후인 195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한다는데, 과연 현대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근데 막상 1화를 보니까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윤정년(김태리)이라는 캐릭터가 단순한 판소리 천재가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가는 한 소녀의 현실적인 고민과 꿈을 가진 입체적인 인물이었어요.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매란국극단이라는 공간의 묘사였어요. 단순히 무대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연대와 갈등, 그리고 예술에 대한 열정이 정말 생생하게 그려졌거든요.
9화에서 김태리가 무대에서 판소리를 부르는 장면! 그냥 연기가 아니라 정말 그 시대 여성국극 배우가 된 것 같은 몰입감이 대단했어요. 김태리의 소리 실력도 놀라웠지만, 무엇보다 그 순간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눈물이 났거든요.
신예은이라는 배우를 새롭게 보게 됐다
개인적으로 이번 정년이에서 가장 놀라웠던 건 신예은이었어요. 그동안 어쩌다 발견한 하루나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봤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거든요.
허영서라는 캐릭터가 단순한 라이벌이 아니라, 정년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꿈을 추구하는 복합적인 인물이었어요. 특히 가족의 기대와 자신의 욕망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더라고요.
라미란도 정말 좋았어요. 강소복이라는 매란국극단 단장 역할인데, 제자들을 이끌어가는 스승의 모습과 동시에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가진 상처와 꿈을 섬세하게 표현했어요.
1950년대 여성국극 재현이 이렇게 디테일할 줄이야
정년이를 보면서 가장 감탄했던 건 1950년대 시대 고증이었어요. 단순히 의상이나 세트만 맞춘 게 아니라, 그 시대 여성들이 처한 현실과 국극이라는 예술 장르의 특성까지 정말 세밀하게 연구해서 만들었더라고요.
특히 여성국극이라는 소재 자체가 정말 흥미로웠어요. 남성 역할을 여성이 연기하는 독특한 장르인데, 그 안에 숨어있는 젠더와 예술에 대한 이야기들이 현재에도 충분히 의미 있게 다가왔거든요.
그리고 각 캐릭터들의 성장 과정이 정말 자연스럽게 그려진 것 같아요. 경쟁과 연대라는 상반된 감정이 공존하는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었어요.
아쉬운 점도 분명 있긴 해요
솔직한 단점도 말해볼게요. 일단 일부에서 '천재 주인공 클리셰를 지나치게 답습했다'는 비판이 있었어요. 원작 웹툰에 비해 드라마에서는 타고난 천재의 시련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춘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국극이라는 소재 특성상 일반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어서, 초반에 진입 장벽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젊은 시청자들에게는 더욱 그럴 수 있고요.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원작 웹툰의 퀴어 요소가 드라마에서 삭제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어요. 물론 방송 환경을 고려한 선택이겠지만,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tvN 2024년 시청률 2위 기록한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정년이가 tvN 2024년 시청률 2위와 토일 드라마 시청률 2위를 달성했다는 뉴스를 봤는데, 충분히 이해가 되더라고요. 특히 마지막 회 시청률이 16.5%를 기록하면서 tvN 기준 역대 9위까지 올랐다는 게 정말 대단해 보여요.
3회에 전작의 최고 시청률을 뛰어넘었고, 4회에는 눈물의 여왕 이후 네 작품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달성했다는 것도 작품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지표인 것 같아요.
옷소매 붉은 끝동의 정지인 PD답게
정년이는 확실히 옷소매 붉은 끝동의 정지인 PD 답게 시대극 연출의 장인다운 면모를 보여준 작품이었어요. 섬세한 감정 표현과 아름다운 영상미,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를 최대한 살려주는 연출이 정말 인상적이었거든요.
특히 국극 무대 장면들의 연출은 정말 예술 작품을 보는 것 같았어요. 단순히 보여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그 순간의 감정과 의미를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연출력이 뛰어났어요.
비슷한 성장 드라마 좋아한다면 이것도 꼭!
정년이 재미있게 보셨다면 같은 정지인 PD의 옷소매 붉은 끝동도 추천해요. 시대적 배경은 다르지만 섬세한 감정 표현과 완성도 높은 시대 재현을 볼 수 있거든요.
그리고 김태리의 다른 작품인 미스터 션샤인이나 스물다섯 스물하나 같은 작품들도 좋아요. 성장 드라마로는 디즈니플러스의 무빙이나 최근의 눈물의 여왕 같은 작품들도 비슷한 감동을 줄 수 있어요.
"여러분은 자신만의 무대에서 어떤 꿈을 펼치고 계신가요? 예술과 현실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댓글로 후기 공유해 주세요!"
결론적으로 정년이는 김태리의 완벽한 연기와 함께 1950년대 여성들의 꿈과 현실을 섬세하게 그려낸 수작이라고 생각해요. 비록 국극이라는 소재가 생소할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보편적인 성장과 꿈의 이야기는 현재에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tvN이나 디즈니+에서 놓치셨다면 꼭 한번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