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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종 정주행 후기 - 이수연 작가가 그린 미래는 생각보다 차갑더라

by woooable 2025. 9. 3.

지배종 포스터

 

작년 봄에 디즈니플러스에서 지배종 1화를 보다가 중간에 꺼버렸었거든요. 뭔가 건조하고 차가운 느낌에 집중이 안 됐었는데... 최근에 다시 보기 시작해서 결국 10부작 완주했어요. 역시 이수연 작가구나 싶었던 게, 비밀의숲처럼 차갑지만 단단한 그 특유의 매력이 있더라고요.
장르: SF 스릴러, 서스펜스
방영: 2024년 4월 ~ 5월 (디즈니플러스)
주연: 주지훈, 한효주, 이희준, 이무생
연출: 박철환
각본: 이수연 (비밀의숲, 라이프 작가)
구성: 총 10부작
배경: 2025년 인공 배양육 시대

배양육 SF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현실적이더라

솔직히 처음엔 한국 드라마가 SF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의심했어요. 배양육이라는 소재도 좀 어색하게 느껴졌고요. 근데 막상 보니까 SF라기보다는 아주 가까운 미래의 현실 같은 느낌이었어요.

이수연 작가가 인터뷰에서 "2022년에 썼을 때는 3년 후 이야기였는데, 지금은 바로 내년이 되어버렸다"라고 한 말이 인상적이었거든요. 실제로 드라마 속 배양육 기술이나 기업 문화들이 그렇게 비현실적이지 않았어요.

특히 도축장 장면으로 시작하는 첫 화는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밥맛 떨어진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저는 오히려 작가의 의도를 확실히 느낄 수 있어서 좋았거든요. "피 흘리지 않는 고기"라는 윤자유(한효주)의 대사도 강렬했고요.

주지훈이 이렇게 차가운 연기도 잘하는지 몰랐다

개인적으로 가장 놀란 건 주지훈의 연기였어요. 킹덤이나 신사와 아가씨 같은 작품에서 보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거든요. 우채운이라는 캐릭터가 정말 수상하고 차가운 인물인데, 그걸 완벽하게 소화해 냈어요.

특히 3화에서 1대 17로 싸우는 액션 장면은 정말 소름 돋았어요. 이수연 작가도 "어둠 속에서 채운이의 손만 보이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라고 했는데, 저도 그 장면에서 완전히 몰입됐거든요.

한효주와의 케미도 좋았어요. 둘 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들이라 밋밋할 수도 있었는데, 오히려 그 차가운 긴장감이 매력적이더라고요. 서로를 의심하면서도 끌리는 그 미묘한 관계가 잘 표현됐어요.

💡 개인적으로 가장 소름돋았던 장면
중반부에 윤자유가 자신의 과거 트라우마를 얘기하면서 "진정한 지배종은 다른 생물체를 먹어야만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라고 하는 장면. 단순한 환경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더라고요.

한효주라는 배우를 새롭게 보게 됐다

한효주는 원래 로맨스나 멜로드라마에서 주로 봐왔잖아요. 근데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어요. 차갑고 계산적이면서도 신념이 확고한 CEO 역할을 정말 설득력 있게 연기했거든요.

윤자유라는 캐릭터 자체가 복합적이에요. 환경을 생각하는 이상주의자이면서 동시에 냉정한 사업가이고, 누구보다 강인하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외로운 인물이거든요. 이런 복잡한 인물을 한효주가 정말 잘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위기에 몰리면서도 끝까지 신념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이수연 작가가 "한효주는 단단한 배우"라고 평가한 게 이해가 되더라고요.

이수연 월드만의 차갑고 건조한 매력

비밀의 숲을 봤던 분들은 아실 텐데, 이수연 작가 특유의 차가운 분위기가 이번에도 그대로 있어요. 감정적으로 과하게 표현하지 않고, 절제된 대사와 연출로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그 스타일 말이에요.

다만 이번에는 미래가 배경이다 보니 좀 더 세련되고 미니멀한 느낌이 강했어요. BF 본사의 인테리어나 윤자유의 의상, 전체적인 색감까지 다 차갑고 깔끔한 톤으로 통일되어 있더라고요.

그리고 환경 문제를 다루면서도 교육용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스토리에 녹여낸 게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작가가 "환경적 이상향 하나가 실현된 이후의 세계"라고 표현한 게 딱 맞는 것 같았거든요.

🌱 지배종만의 독특한 포인트
한국 드라마 최초로 '인공 배양육'을 소재로 했다는 것. 그런데 이게 단순한 SF 기술이 아니라 환경과 윤리, 경제 문제까지 다 연결된 현실적인 이야기였어요. 2011년 구제역 사태를 모티브로 했다는 설정도 리얼하더라고요.

아쉬운 점도 분명 있긴 해요

완전히 만족스러운 드라마는 아니었어요. 가장 큰 아쉬움은 결말이 너무 열린 채로 끝났다는 거예요. 시즌2를 염두에 둔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시즌1만으로도 어느 정도 완결성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요.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개별 서사가 좀 부족했어요. 악역들이 그냥 전형적인 나쁜 사람들로만 그려진 느낌이었거든요. 이수연 작가 특유의 복합적인 인물 묘사가 주인공들에게만 집중된 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 취향 주의: 이수연 작가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빠른 전개나 감정적인 몰입을 기대한다면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디즈니플러스에서 보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들

이 드라마를 볼 때 몇 가지 팁이 있어요. 첫 번째는 비밀의숲을 먼저 봐두는 것. 이수연 작가 특유의 스타일에 익숙해지면 훨씬 재밌게 볼 수 있거든요.

두 번째는 1-2화가 좀 건조하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고 3화까지는 봐보라는 것. 저도 처음에 중간에 꺼버렸다가 다시 봤는데, 3화부터 본격적으로 흥미로워져요.

세 번째는 SF를 기대하지 말고 스릴러로 보라는 것. 배양육이 나온다고 해서 공상과학영화 같은 걸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어요. 오히려 스파이 스릴러나 기업 음모극에 가깝거든요.

⭐⭐⭐⭐☆ (4/5)
"이수연 작가의 차갑고 건조한 매력이 그대로 살아있는 수작"

추천도: 이수연 작가 팬이나 차분한 스릴러 좋아하는 분들께
몰입도: 3화부터 본격적으로 재밌어짐
재시청 의향: 시즌2 나오면 꼭 봐야겠어요

비슷한 차가운 스릴러 좋아한다면 이것도 꼭!

지배종을 재밌게 보셨다면 추천하고 싶은 작품들이 있어요.

당연히 비밀의 숲 시리즈는 필수죠. 이수연 작가의 대표작이고, 조승우와 배두나의 케미도 정말 좋았거든요. 지배종보다 훨씬 복잡한 스토리이긴 하지만, 그 차가운 매력은 비슷해요.

라이프도 같은 작가 작품이라 추천해요. 병원을 배경으로 한 의료 드라마인데, 자본주의의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지배종과 비슷한 면이 있어요. 이동욱과 조성하의 연기도 볼만했고요.

해외 작품으로는 웨스트월드블랙미러 같은 작품들이 비슷한 느낌이에요. 기술이 발달한 미래 사회의 어두운 면을 차갑게 그려낸다는 점에서 말이에요.

"여러분은 지배종 어떻게 보셨나요? 저처럼 처음엔 지루하다가 나중에 몰입되신 분 계신가요? 그리고 시즌2 정말 나올까요? 윤자유와 우채운의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너무 궁금해요!"

개인적으로는 정말 만족스럽게 본 드라마예요. 물론 대중적인 재미는 좀 부족할 수 있지만, 이수연 작가만의 독특한 색깔이 잘 살아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환경 문제를 이렇게 자연스럽게 드라마에 녹여낸 건 정말 인상적이었거든요.

만약 평소에 자극적이고 빠른 전개의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좀 아쉬울 수 있어요. 하지만 차분하고 생각할 거리가 많은 작품을 원한다면 꼭 한 번 봐보시길 추천드려요. 디즈니플러스에서 언제든 볼 수 있으니까 한 번 도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