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히어로물이라고 기대했는데...
요즘 무빙, 경이로운 소문 같은 작품들이 워낙 인상적이어서 트웰브도 비슷한 재미를 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12지신이라는 소재 자체가 정말 매력적이잖아요. 호랑이부터 시작해서 쥐, 소, 원숭이, 돼지까지 각각의 동물이 가진 특성을 캐릭터에 녹여낸다면 정말 개성 넘치는 히어로 드라마가 나올 수 있을 텐데 말이에요.
근데 막상 보니까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가장 놀란 건 각 캐릭터들의 개성이 생각보다 뚜렷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마동석이 연기한 태산(호랑이)은 그나마 강인함이 느껴졌지만, 나머지 천사들은 솔직히 누가 어떤 동물인지 헷갈릴 때가 많았어요.
12지신이라는 훌륭한 소재를 가지고도 각 캐릭터의 특색을 살리지 못한 점이 정말 아쉬웠어요. 동물마다 고유한 매력과 능력이 있을 텐데, 그냥 일반적인 히어로물과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졌거든요.
마동석 배우는 역시 든든했더니...
마동석 배우만큼은 정말 믿고 볼 수 있었어요. 9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라는 부담감도 있었을 텐데, 태산이라는 캐릭터를 나름 잘 소화했다고 생각해요. 특히 12천사들의 리더로서 보여주는 카리스마와 동료들을 지키려는 모습은 역시 마동석다웠어요.
다만 영화에서 보던 그 특유의 액션보다는 조금 아쉬웠던 것 같아요. 드라마라는 한계 때문인지, 아니면 판타지 설정 때문인지 범죄도시에서 보던 그 시원한 맛은 좀 부족했달까요?
CG와 액션 장면이 생각보다 어색했더라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기술적인 부분이었어요. 12지신의 힘을 표현하는 CG가 너무 어색하고 조악해서 몰입이 계속 깨졌거든요. 특히 변신 장면이나 필살기 같은 중요한 순간들에서 오히려 웃음이 나올 정도였어요.
액션 장면도 마찬가지였는데, 어린이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진지한 선악 대결을 그리려고 했는 것 같은데, 완성도가 떨어지다 보니까 긴장감보다는 어색함이 더 컸어요.
박형식 악역은 괜찮았는데 스토리가 아쉬웠어
박형식이 연기한 오귀(까마귀) 캐릭터는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선량한 이미지가 강한 배우인데 악역을 맡아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악의 세력의 보스로서 카리스마도 있었고, 마동석과의 대결 구도도 나름 흥미로웠어요.
문제는 전체적인 스토리 전개가 너무 뻔했다는 점이에요. 선악 구조가 너무 단순하고, 12천사들 각자의 배경 스토리나 성장 과정도 깊이 있게 다뤄지지 않았어요. 8부작이라는 짧은 분량 때문일 수도 있지만, 캐릭터들에게 감정이입하기가 어려웠어요.
아쉬운 점도 분명 있긴 해요
무엇보다 시청률이 첫 회 8.1%에서 마지막 회 2.6%까지 떨어진 게 모든 걸 말해주는 것 같아요. 마동석이라는 네임밸류와 12지신이라는 흥미로운 소재, 그리고 디즈니플러스와 KBS2 동시 방영까지 모든 조건이 갖춰져 있었는데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끝까지 붙잡지 못했거든요.
특히 세계관 설정이 너무 엉성했던 것 같아요. 12천사가 왜 인간 세상에 있는지, 악의 세력과의 과거 이야기, 각 천사들의 능력과 한계 등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아서 계속 의문이 생겼어요.
그래도 배우들 연기는 나쁘지 않았어요
비록 작품 자체는 아쉬웠지만, 출연진들의 연기는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해요. 마동석은 물론이고, 서인국, 이주빈, 성동일 등 베테랑 배우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줬어요. 특히 성동일의 마록 캐릭터는 12천사들의 관리자로서 무게감 있는 연기를 보여줬고요.
다만 좋은 배우들을 모아놓고도 이들의 매력을 제대로 살려주지 못한 연출과 각본이 정말 아쉬웠어요. 각 배우들이 가진 개성과 연기력을 더 잘 활용했다면 훨씬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었을 텐데 말이에요.
비슷한 히어로물 좋아한다면 이것도 꼭!
트웰브가 아쉬웠다면 무빙이나 경이로운 소문을 추천드려요. 둘 다 한국적인 소재로 히어로물을 만들었는데, 훨씬 완성도가 높고 몰입도도 좋거든요. 무빙은 초능력을 가진 부모와 자식들의 이야기를, 경이로운 소문은 악귀 퇴치를 다뤘는데 둘 다 스토리나 연출 면에서 트웰브보다 훨씬 뛰어나요.
아니면 해외 히어로물 중에서는 엄브렐라 아카데미나 더 보이즈 같은 작품들도 괜찮아요. 특히 더 보이즈는 기존 히어로물의 클리셰를 비틀어서 새로운 재미를 주거든요.
"여러분은 트웰브 어떻게 보셨나요? 저는 기대가 커서 실망이 더 컸던 것 같은데, 혹시 재미있게 본 분들 있다면 댓글로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알려주세요!"
결론적으로 트웰브는 좋은 소재와 훌륭한 배우들을 가지고도 아쉬움을 남긴 작품이었어요. 마동석의 드라마 복귀작이라는 의미는 있지만, K-히어로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하기에는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12지신이라는 소재 자체는 정말 매력적이니까, 언젠가 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다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