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유토피아 속편이라고 해서 기대했는데...
황야는 지난해 극장에서 개봉했던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이에요. 영화 초반에 콘유에 나왔던 황궁 아파트 103동이 그대로 등장하거든요. 대지진이 발생한 지 3년 후를 배경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요.
근데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계급 갈등이나 극한 상황에서의 인간 심리를 깊이 있게 다뤘다면, 황야는 처음부터 끝까지 액션에 집중한 영화예요. 톤이 완전히 달라서 속편이라기보다는 외전에 가깝더라고요. 전작에서 느꼈던 묵직한 메시지나 생각할 거리는 거의 없고, 그냥 마동석이 악당들을 때려잡는 영화라고 보면 돼요.
같은 세계관이긴 하지만, 황야는 독립적으로 봐도 이해하는 데 전혀 문제없어요. 오히려 콘유에 대한 기대감 없이 그냥 마동석 액션 영화로 보는 게 더 편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마동석의 액션은 역시 시원했다
황야에서 가장 좋았던 건 역시 마동석의 액션이었어요. 범죄도시 시리즈에서는 주로 주먹 액션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마체테(긴 칼), 권총, 장총까지 다양한 무기를 활용한 액션을 펼치더라고요. 특히 영화 초반에 한 손으로 악어 꼬리를 잡고 마체테를 내리치는 장면은... 역시 마동석이구나 싶었어요.
무술감독 출신인 허명행 감독의 첫 연출작답게 액션 장면만큼은 정말 잘 뽑았어요. 범죄도시, D.P., 헌트 등 굵직한 작품들의 무술감독을 맡았던 분이라 액션 연출은 확실히 검증된 실력이었죠. 마동석 특유의 파워풀한 액션에 총기와 칼 액션까지 더해지니 볼거리가 풍성했어요.
안지혜의 액션도 인상적이었어요. 특수부대 출신 은호 역할인데, 여성 액션 배우로서 정말 멋진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마동석의 무게감 있는 액션과 안지혜의 날렵한 액션이 조화를 이루면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어요.
이희준의 빌런 연기가 주는 소름
이희준이 연기한 양기수 박사 캐릭터는 정말 독특했어요. 새로운 인류를 창조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생체 실험을 자행하는 광기의 의사인데, 겉으로는 너무 말쑥하고 예의 바른 모습이라 더 소름끼쳤거든요. 10대 청소년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존댓말을 쓰면서, 뒤에서는 끔찍한 실험을 하는 이중적인 모습이...
특히 딸을 살리기 위한 집착이 결국 모든 걸 망가뜨리는 과정이 인상적이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모습에서, 선의로 포장된 악이 얼마나 무섭 것인지 보여줬죠. 이희준의 연기 덕분에 단순한 악당이 아니라 입체적인 캐릭터로 느껴졌어요.
스토리는 왜 이렇게 뻔했더니...
황야의 가장 큰 문제는 스토리예요. 정말 너무 뻔하고 클리셰 투성이더라고요. 포스트 아포칼립스 배경은 매드맥스를 따라했고, 생체 실험 부분은 레지던트 이블의 요소를 가져왔어요. 정의로운 사냥꾼이 악당들을 혼내준다는 기본 플롯도 수없이 봤던 구조죠.
특히 대사들이 너무 유치했어요. 등장인물들이 하는 말이 너무 1차원적이라 몰입하기 어려웠거든요. 감독과 마동석도 인터뷰에서 "OTT 특성상 액션에 집중하고 서사는 줄였다"고 밝혔는데... 그게 너무 티가 났어요. 러닝타임이 2시간 넘으면 지루할 거라고 판단했다고 하는데, 차라리 조금 더 길어지더라도 캐릭터들의 서사를 제대로 풀어줬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등장인물들의 동기나 배경 이야기가 너무 부족해서, 왜 이런 선택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남산의 과거사, 지완과 은호가 수나에게 집착하는 이유 등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으니 그냥 시나리오가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캐릭터처럼 보이더라고요.
국내외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렸던 이유
황야는 국내외 반응이 정말 극명하게 갈렸어요. 국내에서는 네이버 평점 5.06점, 다음 평점 2.4점으로 혹평을 받았거든요. 특히 평단과 영화 커뮤니티에서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속편치고 너무 실망스럽다", "스토리가 너무 허술하다"는 비판이 많았어요.
근데 해외 반응은 완전히 달랐어요. 넷플릭스 글로벌 1위를 차지했고, 82개국에서 TOP 10에 들었거든요. 공개 후 3일 만에 1,430만 시청 수를 기록하며 비영어권 영화 부문 1위, 전체 부문에서 2위를 했어요. 해외 시청자들은 "마동석의 액션이 끝내준다", "재미있는 오락영화"라는 호평을 많이 남겼더라고요.
왜 이렇게 반응이 다를까 생각해봤는데, 아마도 언어 장벽 때문인 것 같아요. 유치한 대사들이 번역이나 더빙을 거치면서 어느 정도 걸러지니까, 해외 관객들은 순수하게 액션만 즐기는 거죠. 반면 한국 관객들은 대사의 어색함까지 다 느끼니까 평가가 더 박했던 것 같아요.
넷플릭스 영화의 딜레마를 보여준 작품
황야를 보면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의 딜레마를 느꼈어요. 극장 개봉을 염두에 두고 제작되다가 넷플릭스로 방향을 튼 작품인데, 그 선택의 이유가 명확하게 보이더라고요. 작품성보다는 화려한 볼거리에 집중해서 글로벌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으려는 전략이죠.
허명행 감독도 "장르 특성상 액션을 더 보여주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러닝타임이 길어지면 지루함을 느낄 것 같았다"고 말했어요. 마동석 역시 "전 세계에 공개될 작품이라 엔터테인먼트로서 액션에 집중했다"고 설명했고요.
이해는 가요. 넷플릭스는 집에서 편하게 보는 플랫폼이니까 극장용 영화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죠. 근데 이런 원초적인 재미에만 치중한 영화들이 계속 만들어지면, 한국 콘텐츠의 이미지가 고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더라고요. 오징어 게임이나 지금 우리 학교는 같은 작품들이 스토리로 승부했던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에요.
그래도 킬링타임용으로는 나쁘지 않다
이렇게 아쉬운 점을 많이 말하긴 했지만, 황야는 킬링타임용 오락영화로는 충분히 볼 만해요. 마동석도 "황야에서 서사를 생각하는 건 돈가스집에서 곱창과 라면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정확한 표현이더라고요.
처음부터 깊은 스토리를 기대하지 말고, 그냥 마동석이 악당들을 때려잡는 걸 보러 온다는 마음으로 보면 재미있어요. 특히 액션 장면들은 정말 잘 만들어져서, 시원시원한 액션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만족스러울 거예요. 107분이라는 러닝타임도 부담 없이 보기 좋은 길이고요.
비슷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 좋아한다면 이것도 꼭!
황야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같은 세계관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꼭 보세요. 톤은 완전히 다르지만, 대지진 이후의 서울이라는 배경을 제대로 활용한 작품이에요. 계급 갈등과 생존자들의 심리를 깊이 있게 다뤄서 황야보다 훨씬 무게감 있어요.
해외 작품으로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강력 추천해요. 포스트 아포칼립스 액션의 교과서 같은 영화거든요. 화려한 액션에 탄탄한 스토리까지 갖춰서, 황야가 아쉬웠던 분들이라면 더 만족하실 거예요.
마동석의 다른 액션 영화들도 좋아요. 범죄도시 시리즈는 황야보다 스토리도 탄탄하고 액션도 시원해요. 악인전이나 성난황소도 마동석의 강렬한 액션을 볼 수 있는 작품들이에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한국 액션으로는 카터나 발레리나도 추천해요. 카터는 원테이크 액션이 인상적이고, 발레리나는 감각적인 연출과 액션이 조화를 이룬 작품이에요.
"황야를 보고 나서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저는 액션은 정말 좋았는데 스토리가 너무 아쉬워서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조금만 더 캐릭터들의 서사를 탄탄하게 만들었으면 훨씬 좋은 영화가 됐을 텐데... 여러분은 황야를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댓글로 의견 공유해주세요!"
황야는 마동석의 시원한 액션과 화려한 볼거리로 넷플릭스 글로벌 1위를 차지한 작품이에요. 한국 영화 최초로 넷플릭스 한국 영화 시청시간 역대 1위를 기록하며 7천만 시청시간을 달성하기도 했죠. 하지만 국내에서는 허술한 스토리와 유치한 대사로 혹평을 받았어요. 결국 황야는 액션 오락영화로서의 재미와 작품성 사이에서 전자를 택한 영화라고 볼 수 있어요. 깊은 감동이나 메시지를 원한다면 실망할 수 있지만, 그냥 마동석의 액션을 즐기고 싶다면 충분히 볼 만한 영화예요. 넷플릭스에서 부담 없이 킬링타임용으로 즐겨보세요!